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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of a Trilogy

Warm Body 

with danc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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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고흥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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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가 ‘가슴에서 출발한 춤’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길을 한결같이 가면서 만들어진 춤이다.

이렇게 마음을 따라간 춤은 어떤 모양을 만들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어떤 모양을 갖게 되고, 스스로 움직임의 길을 따라 흐르게 된다. 그의 춤이 인위와 장식을 굳이 따르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그 만의 춤을 탄생시키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투르그 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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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과 제작진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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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와 도유의

웜바디 2019

<드라마터그의 글> R2

 

처음 _ 물의 탄생

 

이 작품의 첫 시작은 2018년 일본 기타큐슈 아이언 극장의 초청으로 한창호의 솔로로 공연되었다. 광대한 바다와 빙산, 그리고 어둠속에서 빙산과 부딪혀 서서히 침몰하는 배의 이미지가 주가 되었던 이 작품은 이후 2019년 문화비축기지에서 척추중심의 유연한 움직임이 주가 되는 매우 부드럽고 섬세한 남성 듀엣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스텝 바이 스파프’에 선정되어 2019년 한창호와 도유의 <부드러운 몸_Warm body>로 다시 한 번 변주되고 공연된다. 생명과 속도에 대한 안무가의 고민이 원래 있던 물의 이미지 뿐 아니라 우리 삶과 관계에 대한 깊은 은유까지 담아내었는데, 자연과 생명을 위한 느림 회복의 욕구가 물의 움직임을 척추에 느리게 담아내고, 느림은 물과 만나 의외의 역동-파도침-이 되어 역경에 굴하지 않고 서로를 향해 나아가는 힘으로 변한다. 이로써 이번 9인의 <웜바디>를 관통하는 ‘자연(물) – 몸(척추) – 관계(향함)’의 큰 틀이 마련되었고 생명과 속도의 여러 모습을 군무로 담아내는 동시에 몸의 집합인 군무가 내포하는 힘을 통해 관계로 이어지는 우리 삶의 정수를 압축해서 보여지는 동시에 인간 내면에 대한 은유로도 손색이 없는, 부드러우면서도 생명의 힘 본연의 역동적인 모습이 본론으로 펼쳐지게 될 것이다.

 

<웜바디> 준비 과정에서 지금까지의 작품을 하나의 틀로 묶어내는 3부작으로의 구성이 논의 되었다. 한창호와 도유 듀엣 <부드러운 몸>이 1부, 이번에 공연 되는 9명 군무 <웜바디>가 2부, 그리고 앞으로의 기획으로 탄생할 3부가 3부작을 완결하게 된다. 그래서 2부 <웜바디>의 시작은 1부를 기억하는 춤이다. 그 첫 장면인 한창호의 솔로는 그런 의미에서 긴 여정을 시작할 물방울의 탄생을 신비하게 담아내며 그 흐름의 거대함을 역설적으로 작은 한 방울에 대한 통찰로 들여다본다.

 

둘 _ 감성과 형태 그리고 움직임

 

한창호와 온앤오프의 춤을 좋아하는 관객들은 그들의 춤이 따뜻하고 정감 있으면서도 힘이 있어 좋다고 말한다. 어디서도 환경과 조화로우면서 환경과 분위기를 끌고 나가는 힘, 어떤 상황에서도 관객을 향해 마음으로 들어가는 그 힘은 바로 가슴에서 출발한 춤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웜바디> 역시 <부드러운 몸>에서 원형적으로 걸러진 움직임과 느낌이 새로 만난 8명의 무용수들과 만나 한 동작 한 동작 다듬는 과정을 통해 새롭게 탄생되었다. 한창호의 자연에 대한 이해가 배어있는 동작들은 한 사람의 몸을 만나 다시 소통하고 새롭게 탄생한다.

 

“안무는 매 순간 그 자리에 없는 무언가를 발견해 표현하는 살아있는 몸짓입니다. 무용가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움직임에 몰입함으로써 자신 안에서 흘러나오는 섬세한 침묵의 소리를 감지하고 끝가지 따라가야 합니다. 이 섬세하고 거룩한 소리를 온몸으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미지의 세계로 진입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춤의 생명력은 거기서 비로소 만나게 됩니다”(한창호 개인 인터뷰 중)

한창호가 ‘가슴에서 출발한 춤’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길을 한결같이 가면서 만들어진 춤이다. 그는 이렇게 마음을 따라간 춤은 어떤 모양을 만들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어떤 형태(모양)을 갖게 되고, 스스로 움직임의 길을 따라 흐르게 된다. 그의 춤이 인위와 장식을 굳이 따르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그 만의 춤을 탄생시키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웜바디>의 원형적인 움직임은 ‘물과 부드러움’에서 온 것인데, 그는“물은 대지의 혈액이며, 끊임없는 움직임입니다. 비가 되어 산꼭대기에서 떨어져서 숲과 평야를 지나 바다로 흘러가 다시 구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갑니다. 자연적으로 물이 순환하듯이 물은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과 땅과 생물 사이의 공존이야기, 인간과 자연이 생산적인 조화를 이루어 존재할 수 있는 아름답고, 부드럽고, 반복적이며, 물결같은 움직임과 이미지”에 천착하였고 이는 <웜바디>에서도 그대로 발견되어 진다.

 

✵ 손의 언어

 

<웜바디>에서 손은 매우 중요한 몸의 언어이다. 인도 전통에서 ‘무드라(mudra, 手印)는 깨달음을 상징하는 손모양을 일컫는다. 간단하게는 우리가 기도를 할 때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는 것도 무드라의 일종이다. 다양한 손의 자세와 모양을 통해 마음상태와 깨달음의 상태를 압축시키는 무드라와 흡사하게 <웜바디>에서 손동작은 마음과 맞닿은 곳을 표현할 때 꽃처럼 피어난다.

<웜바디>의 손동작은 대부분 몸의 중심으로부터 나온다. 많은 장식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아름다운 손동작들은 몸과 개인영역(kinesphere)의 테두리를 훑으며 아름다운 모양과 리듬으로 장식적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반면 ‘몸의 중심’에서 출발하는 손동작은 보다 진심과 닿아 있을 때 지니는 자연스런 경로이면서 보는 이에게도 그렇게 느껴진다.

작품이 시작되고 초반부, 서로를 느끼고 가 닿기를 느낄 때 가장 먼저 그 마음을 표현하고 움직이는 것도 손이다. 그 손이 앞사람의 등에 닿으며 서로는 연결된다. 군무로 모이고 거기서 흩어진 마음이 모일 때 손은 몸을 이끄는 힘의 초점이 되면서 공기를 뚫고 몸의 바깥으로 뻗어진다. 물론 그럴 때 손가락은 최대한 크고 강하게 손가락을 벌려 펼치게 된다. 점점 마음이 간결하게 정돈되어질 때 손은 밖으로 뿌려지고 그 힘으로 다시 끌고 들어와 한 손은 머리 위에, 한 손은 배 앞에 놓인 ‘꽃벼슬’ 동작이 된다. 이 강렬한 손동작은 척추를 끌고 가는 힘을 갖게 되고, 몸은 손에 의해 나선형으로 틀어지면서 공기를 뚫고 나아간다.

많은 흐름 뒤에 ‘어떤 순간’을 맞이하게 되고 그 순간에 다다른 마음을 표현하는 단 하나의 언어는 바로 두 손을 몸의 안쪽에서 긁어내어 바깥쪽을 향해 천천히 내려놓는 마지막 군무의 ‘침몰’ 동작이다. 이 순간의 손은 마음이 갈 수 없는 나로부터의 가장 먼 곳을 향하고 지속적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것은 개체적 자아의 내려놓음에 대한 결단이자 그 순간에 대한 압축적인 상징이 된다.

<웜바디>를 여는 한창호의 처음 춤 ‘#1 물방울’에서 그가 물을 떠올리고 그것을 세계로부터 가져와 생성시키는 곳도 ‘손’이다. 그의 손에서 모아진 한 방울의 물이 샘물이 되고, 강물이 되어 거대한 수평선을 이루는 군무로 이어진다. 생명력이 충만한 우리 몸의 말단 ‘손’은 그 예민함 만큼 우리에게 마음을 기억하게 해주고 이 모든 일의 초점과 방향이 마음과 닿아 있음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그래서 <웜바디>에서 손의 언어에 귀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셋 _ 무아몸 그리고 침몰

 

<웜바디>를 관통하는 ‘자연(물) – 몸(척추) – 관계(향함)’의 큰 틀은 7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물방울, #2 수평선, #3 물의 노래, #4 물안개, #5 무아몽, #6 침몰, #7 공이 그것이다.

한 방울의 물을 떠올리는 한창호의 자연에의 사유는 그 이치를 몸의 언어로, 척추의 언어로 집약시켜 물과 척추의 자연스런 움직임으로 전반부를 끌고 간다. 그러다 이내 그 물의 원리를 지금, 이곳으로 끌어와 성찰과 지향의 방향을 사유한다. #4 물안개와 #5 무아몽이다. 매우 추상적일 것 같은 이 작품은 물의 이야기만으로 끝나지 않고 물안개를 거쳐 현실로 다가오며 #5 무아몽에서 일대 전환을 맞는다.

우리 삶의 모습들, 그 어쩔 수 없는 만화경은 온전히 그것을 용인하고 허용하는 따뜻한 시선으로 ‘무아몽’에서 펼쳐진다. 우리 모두는 불완전하다. 분열되어 있다. 마음의 갈피를 잘 잡지 못한다, 어느 때는 되고 어느 때는 잘 되지 않는다. 그러다 우리 삶은 불현 듯 끝이 나거나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못한다. 이 모든 솔직한 모습이 ‘무아몽’에서 펼쳐진다. ‘내가 없는, 내가 사라지는 꿈’은 그 솔직한 모습들과 어우러져 그곳이 바로 여기임을, 우리의 이 모습이 바로 변할 것 없는 모든 것임을 드러내고 알려준다.

#6 침몰은 연출단의 많은 고민이 묻어 있는 장면이다. 침몰은 한 동작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장면이기도 하다. 하나의 동작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장면, ‘어떤 순간’을 하나의 동작으로 정지시키고, ‘정지 속에서 그 순간이 계속 살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게 할 수 있을까’는 이 장면에 대한 계속되는 물음이었다. 그러기 위해 ‘무아몽’이 매우 중요했고, ‘무아몽’의 거칠고 다양한 모습들이 중요했다. 그 모습들을 바라보는 허용의 시선과 그 시선을 음악의 존재로 드러내는 것이 필요했다. 그 모든 것이 쌓아 올려 졌을 때, ‘어떤 순간’은 살아서 다가올 것이었고, 그 순간 많은 말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것들이 있었으나 사라진 텅빔의 공간과 내려놓은 시간들 그때 ‘그 순간’은 무대와 객석을 관통하는 ‘어떤 순간’ 이 될 것이다.

 

넷 _ 말이 사라진 곳에 춤이, 춤이 사라진 곳에 <웜바디>가...

 

극도로 언어와 문명이 발달되었다고 믿는 지금의 세상 속에서,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표현과 소통이 있음은 춤을 통해 확인된다. 그래서 마치 태고적부터 존재했다고 전해지는 춤은 점점 사라질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많은 필요에 더 자주 등장하는 듯 하다,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담아냈다면 춤은 성공한 것일 것이다. 글보다 아름답게 담아냈다면 그 춤은 마음에 담길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리고 그 춤이 몸과 움직임의 향연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길을 향해 여행을 시작했고, 그 여행에서 춤이 사라진 곳을 만났다면 그 여행은 매우 기이하고 흔치 않은 여행이 될 것이다. 이 춤을 만나는 모든 사람이 <웜바디>를 통해서 그 여행길을 함께 하길 원한다. 그 여행길에서 흔치 않은 ‘어떤 순간’을 만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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